즉흥 연주가 늘기위한 단 하나의 방법

#2

재즈 즉흥연주가 늘기 위해서는 단순히 얼마나 연습하느냐보다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연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나 역시 이 점을 깨닫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내가 재즈 즉흥연주를 배우는 길이 이렇게 돌아가게 된 이유도, 나의 솔로가 너무 촌스럽게 이상하게 들린 이유도, 맨날 손이 굳어버리고 멘붕이 왔던 이유도, 무엇을 연습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클래식을 전공한 나로서는 선생님이나 경험 많은 친구들이 정확한 연습법을 알려주기를 바랐다. 예를 들어, “이것을 이렇게 연습하고, 여기선 이렇게 연주하고, 저기선 이런 방식으로 솔로에 적용하면 된다”는 식의 정답 같은 지침을 원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날씨를 보고 영감을 받아 솔로를 해보라”는 막연한 조언이나, 한 학기 내내 스케일과 인터벌만 연습하는 레슨은 답답함을 넘어 절망적으로 느껴졌다. 이럴 때마다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언젠가 내가 재즈 즉흥연주의 핵심을 깨닫게 된다면, 꼭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요약본을 만들어 가르쳐야겠다고.

난 메이저와 마이너 스케일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 스케일과 코드를 매치시키는 것부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스케일, 가이드톤, 트라이어드, 코드 톤을 반복해서 연습했지만, 실전에서는 손가락이 굳었다. 변화하는 코드에 맞춰 가이드톤을 찾는 일조차 어려웠고, 낯선 플랫이 많이 붙은 조성의 곡에서는 루트 음조차 놓치기 십상이었으며, 그렇게 머릿속에서 고민하는 사이 곡은 이미 끝나버리기 일쑤였다.

다양한 스케일과 모드를 배우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도리안, 리디안, 프리지안, 블루스, 비밥, 얼터드 스케일, 홀톤, 어그멘티드, 팬타토닉까지… 너무 많은 이론들과 정보로 내 머리는 과부하 상태였고, 내 손은 여전히 뭘 해야 할지 모르면서 버벅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들을 통해 릭(Lick)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쉽게 말해, 특정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짧은 구절을 외워 연주에 적용하는 것이다. 여행 회화책처럼 “커피 한 잔 주세요!” 같은 간단한 문장을 외워 외국에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릭은 정해진 코드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고정된 선율로, 특정 코드에서 끼워 넣어 연주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연주할 때마다 같은 릭을 반복했고, “쟤 또 저거 하네?” 싶을 만큼 창의적이지 않아 보였다. 이런 연주를 보며 릭에 반감을 갖게 되었고, 연습조차 꺼렸다. 대신 무작정 나만의 독창적인 라인을 만들려고 애썼다.

뿐만 아니라 그때까지만 해도 난 즉흥연주는 즉흥으로 나와야 하는 것이라 철썩같이 믿었기에, 어떤 것을 적어놓고 외우고 반복 연습하는 게 틀린 연습방법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혼자만의 쿨한 라인을 만들어보겠다고, 어느 날 그런 멋진 나만의 끝내주는 라인이 즉흥으로 딱 나오리라 기대하며, 스케일과 코드 아르페지오를 아무리 연습했지만 내가 원하는 재즈 사운드는 나오지 않았다. 스케일을 오르락내리락만 할 뿐이지 나의 즉흥연주는 어딘가 항상 대개 이상하고 촌스럽게 들리기 그지없었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며 “완전 나네” 이러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가? 수많은 연습을 했지만, 실전에서는 여전히 스케일 돌리기에 급급하거나, 정작 재즈 같지 않은 연주를 하고 있진 않은가? 그럼 지금부터 당신이 놓친 게 무엇인지 알려주겠다.

그건 바로 재즈 랭귀지다. 재즈의 언어!

외국어를 처음 배울 때를 생각해보자. 영어를 배우려면 알파벳을 익히고, 단어를 배우며, 문법과 문장을 만드는 법을 배운다. 그런데 알파벳을 익힌 뒤 그것을 멋대로 조합해 이상한 단어를 만들어 말한다면, 누가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재즈 즉흥연주를 배우며 했던 실수가 바로 이것이었다. 나는 스케일(알파벳)만 익히고, 그 음들을 아무렇게나 조합해 나만 이해할 수 있는 단어를 만들어 연주했다. 하지만 그 단어들은 실제 재즈 언어가 아니었기에, 내 연주는 어색했고 전혀 재즈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럼 여기서 질문이 생길 것이다. 릭(Lick)과 재즈 랭귀지가 뭐가 다른 거냐는 질문 말이다.

릭은 특정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외운 짧은 문장이다. 하지만 그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 문법, 시제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통째로 암기했기 때문에, 다른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른다. 반면, 재즈 랭귀지를 배우고 익힌 사람은 단어와 문법, 문장의 맥락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자유롭게 응용할 수 있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차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좋아하는 재즈 곡을 들어보자. 귀에 확 들어오는 짧은 문장을 찾아내고, 그 문장이 어떤 단어들로 이루어져 문장이 되었는지 분석해보고 어떤 문법과 구조로 만들어졌는지도 살펴보아라. 내가 놓치고 있던 “무엇을 연습하느냐”의 핵심이 바로 이 작업이었던 것이다.

재즈의 언어를 배우고, 그 언어를 연습하라. 그것이 당신의 연주를 진정한 재즈로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댓글 남기기